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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인터뷰] "게임과몰입, 게임만 그만두면 될까? 근본원인 들여다봐야”

국내 첫 게임치료전문센터 중앙대병원 게임과몰입힐링센터장 한덕현 교수

이연제 기자 입력 : 2018-02-05 10:48  | 수정 : 2018-02-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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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이연제 기자] # 하루에 20시간씩 하던 게임을 끊기 위해 중앙대학교병원 게임과몰입 힐링센 터를 찾은 고등학교 2학년 A군. 중학교 내내 상위권이었던 성적과는 달리 곤두 박질 친 고등학교 성적에 절망해 게임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맞춤 심리 치료를 통해 1년 뒤 무사히 수능을 치르고 대학에 합격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가능 성을 깨닫고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를 더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과도한 게임몰입은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때문에 사회적 문제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회는 그 원인을 게임 자체 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전문가들은 게임과몰입의 원인이 결코 게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하 고 있다. 1000여 명의 게임과몰입 치료 사례를 갖고 있는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를 만났다. 그는 현재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장으로 있다. 인터뷰는 그의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게임에 몰입한 청소년에 대해 연구하고 상담해주는 공간인 만큼 여느 교수 연구실과 다르게 분위기는 밝고 자유로웠다. 

 

세계 최초 게임과몰입센터, ‘힐링’을 더했다

먼저 한 교수에게 중앙대학교병원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부탁했다.

 

“우리 센터는 게임과몰입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사람들을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개선되게끔 치료해주는 곳으로 게임문화재단과 손을 잡고 2011년에 개소했어요. 당시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초 개소였던지라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견학을 오고 CNN, NBC, ABC 등 해외 유명 매체에서 인터뷰도 왔었죠. 현재 힐링센터는 지난 2014년도에 명칭이 바뀌고 전국적으로 확대돼 권역별로 4개소가 운영 중에 있는데 중앙대학교병원이 그 중심에서 치료 매뉴얼이나 프로세스를 공유하며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명칭을 바꾼 이유가 궁금해졌다.

 

“개소 당시의 명칭은 게임과몰입센터였고 후에 ‘힐링‘의 개념이 더해져 게임과몰입 힐링센터로 변경됐어요. 센터를 운영하면서 환자들을 만나보니 단순히 약을 처방해주며 정신을 치료한다고 해서 경과가 좋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더라구요. 치료를 할 때는 환자의 가족 문제, 사회적 문제 등을 비롯해 여러 문화적 배경까지도 같이 다뤄야 했어요. 그래서 치료보다는 힐링의 개념이 더 다양한 치료법, 해결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환자가 게임을 해도 치료는 성공이다

센터를 찾는 이들은 1년에 많게는 200명 적게는 100명 남짓이 다. 한 교수는 그간 센터를 운영하며 10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봐왔다. 이 환자들은 길면 6년 짧으면 몇 개월 간 치료를 받는다. 그가 생각한 치료 성공의 기준은 환자가 게임을 그만두는 게 아니다.

 

“하루에 18시간씩 게임을 하던 아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느라 게임을 2시간 정도 해요. 저는 이것이 성공적으로 치료된 것이라고 봐요. 정말 게임만 그만두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 게임을 다시 하게 될 확률이 90%가 넘습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겉에 있는 표면적인 것들만 건드려주면 그것은 치료가 아니에요. 마치 간암환자의 간에 있는 암을 치료하지 않고 수액을 맞춰 몸 에 있는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만 맞추고 환자가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봐요.”

 

게임과몰입 원인,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게임과몰입의 원인을 게임 자체에서만 찾고 있는 사회의 일면적인 시각을 안타까워했다.

 

“과연 이 세상에서 게임이 사라지면 게임중독에 빠지지 않을까요? 임상적으로 많은 게임과몰입 환자를 봐온 결과로 볼 때 그것은 아니다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실제로 센터에 찾아 온 부모들에게 아이가 게임만 안하면 되는 거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답해요. 학교에 잘 다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엄마에게 공손해야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들 하세요. 결론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무엇을 하길 원하는 거에요. 그러니 게임을 하는 것만이 문제라고 할 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말이죠. 사회적 접근이 거꾸로 가고 있어요. 게임과몰입의 원인을 단순히 게임으로 보고 게임을 없애자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결코 게임만의 문 제로 볼 수 없어요. 물론 원인의 일부가 될 수는 있죠. 그렇지만 지금까지 치료 한 환자군을 살펴보면 주로 충동성이 높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사람, 가족과 단 절된 사람,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더라고요.”

 

게임의 부정적 연구 결과는 기성세대 단순 논리에서 비롯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기성세대들이 그렇다.

 

“게임을 겜블링(도박)과 같이 취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래요. 게임은 하나의 복합적인 문화고 분명하게 겜블링과 차이가 있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게임과 겜블링의 가장 큰 차이는 스토리텔링의 유무인데 게임은 제작할 때부터 스토리텔링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드라마틱한 요소가 가득하죠.”

 

그 동안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와 언론 보도는 수도 없이 쏟아 졌다. 정말 게임이 사람에게 좋지 않다는 게 증명된 것일까.

 

“사실 사람이 게임으로 인해 무엇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말하는 것은 과학 적으로 엄청나게 오랜 시간과 분류, 그리고 중립적인 연구가 필요해요. 그런데도 게임에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기성세대들이 원하는 결과와 부합하면 ‘참’이고 부합하지 않으면 ‘악’이라는 단순 논리에 의해 도출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셧다운제보다 중요한 건 ‘부모의 피드백’ 게임과몰입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내놓은 해결책은 셧다운제다. 지난 2011년부 터 햇수로 7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해 실효성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그는 “셧다운제가 과몰입 한 아이들을 제재하기 위해 나온 것인지 앞으로 과몰입의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제재하기 위한 것인지 그 목적이 불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개인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의 관심, 개인재능의 발견, 자기주도적인 학습 이 세 가지가 예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이가 부모로부터 독립해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재능발견은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하는데 여기서의 도움은 어떠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에요. ‘피드백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TIP. 게임과몰입에 대한 잘못된 상식

 

- 매일 게임을 하면 중독된다?

본인의 신분이나 해야 할 일들을 잊지 않고 정해진 시 간 안에 할 수만 있다면 중독의 위험보다는 보다 신나 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 모든 게임은 독이다?

멀티미디어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부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독이 되는 영상도 있지만, 유아들 이 글과 말 그리고 노래를 배우게 하는 게임과 순한 영 상들이 더 많다.

 

- 게임과몰입은 못 고친다?

열심히 치료받는 다면 고칠 수 있다. 모든 질병이 마찬 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그를 지지 해주는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다면 그 시간 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ty0309@health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