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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인터뷰]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센터장 “폐암, 담배보다 고령이 더 위험”

담배피우는 젊은 층보다 담배 안 피우는 고령층 더 위험

송보미 기자bmb@healthi.kr 입력 : 2018-03-21 10:37  | 수정 : 2018-03-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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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3RF

 

[헬스앤라이프 송보미 기자] 내년부터 폐암도 무료 검진이 가능해진다.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건강보험의 국가검진사업으로 폐암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가가 검진비를 지급하는 5대암(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에 폐암이 추가돼‘ 6대암 무료검진’으로 바뀐다. 폐암은 발견 후 상대 생존율이 낮고, 갑상선암 만큼 자주 발생하며, 인구 10만 명 당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폐암에 대해 다시, 바로 알아야 할 때다. 국내 폐암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전문가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 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과 폐암에 대해 알아봤다. 
 

 
| ‘폐암 = 흡연’ 보다 ‘폐암 = 고령 > 흡연’ 
 
폐암(lung cancer) 하면, 담배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다.      물론 폐암 발생 원인은 첫째도 흡연, 둘째도 흡연이 맞다. 그러나 비흡연자라고 해서 폐암 발생 위험율이 낮은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중요 변수가 ‘고령’이다. 흡연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스스로 폐암 발생률을 높이는 행위라면, 고령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년부터 국가검진으로 폐암 검진이 추가된 이유도 흡연과 관계 없이 고령자라면 폐암을 유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 센터장(이하 장 교수)은 “정상인에 비해 고령자 폐암 발생률은 30~70 배로 대폭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폐암의 발생 원인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는가.     흡연, 고령, 유전적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문제는 고령이다. 국내 폐암발생 빈도 그래프를 보면 40~50대가 넘어가면 기울기가 확 올라간다. 사람은 살면서 유전자가 끊임없이 손상된다. 우리 몸에는 손상받은 유전자를 스스로 고치는 기능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기능이 떨어진다. 즉, 나이 들면서 여러 유전자에 변성이 오는데 정상화 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비단 폐암 뿐 아니라 여러 암의 발생률이 고령일수록 높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고령은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몇 살부터 주의해야 하는가.     담배를 피운 젊은층 보다 담배를 피우지 않은 고령층이 더 위험하다. 정상인 폐암 발생률이 1%라면 요새 걱정하는 폐렴이나 결핵을 앓았던 환자의 폐암 발생률은 1.2~1.3%,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미세먼지 노출의 경우에도 1.2~1.3% 정도로 볼 수 있다. 반면 고령자의 경우 30~70%라고 생각하면 된다. 2015년부터 ‘폐암검진 권고안’이 발표됐는데 그 기준이 흡연력과 나이였다. 이때 나이는 55~74세가 기준이다. 권고안에 해당되는 나이라면 적극적으로 미리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 센터장
사진=헬스앤라이프


| 여성 폐암 ‘가스레인지’와 관계 없다 
 
국내 비흡연자 폐암 발생률은 30~40%로 높은 수치다. 한 때 엄마들 사이에서는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해롭다며 전기레인지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장 교수는 “가스레인지 보다 유증기와 환기시설 없는 주방 환경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바로 잡았다. 

 

전기레인지로 바꾸면 폐암 발생률이 낮다는 말이 있다.     글쎄. 연료로 무엇을 쓰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결정적인 것은 실내 취사 환경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용 기름의 경우 그 자체는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 하지만 식용 유가 조리과정에서 불과 닿아서 공기 중에 유증기로 떠다니게 되면, 이것이 폐 건강 위협요인이 된다. 쉽게 말해 찌거나 데치는 요리는 ‘수증기’가 발생해 안전하다면, 튀기거나 볶는 요리는 ‘유증기’가 발생해 좋지 않다. 

 

비흡연자 폐암 발생률이 높은데, 왜 이제야 6대암이 됐나.     국가가 전 국민 검사 비용을 지불하려면, 근거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치료와 검진은 다르다. 환자에게 하는 치료의 경우 한 명이라도 살려야 하기 때문에 금액 지원이 유의미하지만, 검진은 아픈지 안 아픈지 모르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국가 검진에 근거가 될만한 임상연구를 간단히 설명하면, 전체 국민 중에 3만명 정도를 무작위로 뽑은 뒤 절반은 규칙적인 검진을 하고, 절반은 검진을 하지 않고 10~15년 장기적 추적 관찰을 했다. 그 결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한 사람들의 폐암 사망률이 20%가량 낮았다. 


 
| 전이된 폐암과, 폐에서 최초 발생한 암은 다르다 

 
<2016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 당 암 사망 1위는 폐암(35.1명)이다. 이는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암(21.5명)보다 많은 숫자다. 이처럼 폐암 사망률이 높은 것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이다. 장 교수는 “평균적으로 폐암이 발견됐을 때 70~75%는 수술이 어려운 상태다. 폐 안에는 감각 신경이 없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감각 신경이 없는 폐, 환자들은 주로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가.     예를 들어 피부의 경우, 무언가 덩어리 같은 것이 잡히면 통증이 없어도 알 수 있는데 폐는 그렇지 않다. 감각신경이 없으니, 암 덩어리가 폐를 감싸고 있는 신경이나 기관지를 뚫고 들어가면서 생기는 증상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 보통 폐암 의심 환자 25~30%가 수술이 가능했고, 70~75%는 수술 못하고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만 가능한 상태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다고 보면된다.

 

호흡기 증상으로 폐암을 의심할 수는 없나.     호흡기 증상 하면 객혈(피 섞인 가래), 흉통, 만성 기침, 숨 쉴때 나는 소리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것만으로 폐암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폐암은 증상을 공유한다. 앞서 언급한 호흡기 증상은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그나마 폐암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객혈이라서 조기발견 격려차 가래에서 피가 나오면 일단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폐로 전이된 암과 폐에서 최초 발생한 폐암은 다른가.     암은 맨 처음 암 덩어리가 자라기 시작한 곳의 진단 명을 붙인다. 폐에서 시작된 폐암은 ‘원발성 폐암’이라 하고,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폐에도 암이 전이 돼도 진단명은 대장암이다. 보통 폐 센터에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서도 전이된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과에서 진료를 하다가 폐에 문제가 생긴 경우 정확히 알기 위해 검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 폐암의 유일한 검진은 ‘저선량 CT’ 
 
기본 종합검진을 할 때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흉부 X선 촬영’이다. 하지만 이는 폐암을 발견하는 데 큰 효과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장 교수는 “폐암을 조기발견하는 유일한 검진 방법은 ‘저선량 CT’ 촬영”이라고 설명했다.

 

저선량 CT는 무엇인가.     우리 몸에 조사되는 방사선 양이 적은 CT(chest computed tomography)검사 법을 말한다. 일반적인 CT보다 방사선량이 현저히 낮아 더 안전하다.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암 발생률을 20%이상 낮춘 임상실험 결과는 ‘저선량 CT’에 한정한다. 흉부 X선 촬영도 안 받는 것 보다 받는게 좋지만, 폐암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는 건 저선량 CT가 유일하다.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하면 치료는 쉬운가.     모든 암이 그렇겠지만 조기발견은 행운이다. 조기발견시 수술하면 5일안에 회복된다. 회복이 더딜 경우도 2주 정도로, 보통 한 달 이내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하고 항암치료도 해야 하는데 치료기간도 3개월 정도로 길지 않다. 조기발견하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 센터장
사진=헬스앤라이프

 

| 치료 서둘러야 ‘더 오래 살고, 덜 아프고, 비용도 적게 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암 환자 중 절반 정도인 47.3%는 다른 장기에 전이된 4기(말기)에 발견됐다.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로 발견되면 치료가 잘 안 되고 재발도 잦을 수밖에 없다. 말기암의 경우 가족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다며 치료를 미루거나,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됐으니 희망이 없다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장 교수는 “모든 사람은 죽는다. 암 환자도 마찬가지다. 4기 환자라 해도 치료를 해야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고, 합병증 등에서 덜 고통스럽고, 치료 비용도 적게 든다”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기 환자의 경우 치료를 포기하기 쉽다.     보통 3기 환자 완전관해(완전히 암이 제거 되는 것) 확률은 5~10%, 4기 환자는 0.5%다. 200명 치료하면 기적처럼 1명이 완치되는 것이다. 의사는 확률로 판단한다. 0.5% 확률로 무조건 완치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 그렇다고 아무 조치없이 사망에 이르도록 하는 것도 아니다. 보통 나는 세가지를 강조한다. 4기라도 치료를 해야 ‘더 오래살고, 덜 아프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이다.

 

가족에게 피해 줄까봐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안타깝고, 또 의사로서 답답한 경우다. 말기암 진단을 받을 경우 병원비 걱정에 치료를 무조건 미루는데, 오히려 각종 합병증을 키우고 다른 곳에 전이되는 등 치료 비용을 늘리는 행위다. 사람이 죽음에 가까워지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 진다. 가족들이 보다 못해 병원에 다시 모시고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다시 말하지만 미루지 말고 제때 치료를 받아야 각종 합병증이나 전이확률이 낮아지고, 비용도 적게 든다.

 

폐암을 치료하는 ‘유일한 치료제’는 없다고 하던데.     폐암은 복합적 치료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말한다면 맞다. 폐암은 수술이 가장 좋고, 수술이 안된다면 방사선 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한다. 1기의 경우에도 수술 후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암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전통적으로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 치료제’ 등을 사용한다. 모든 약은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약을 바꿔가면서 쓰기도 하고, 암 발생 정도와 재발, 전이, 조기발견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치료를 위해 어떤 병원, 어떤 의사를 찾아야 하나.     단순 진료과목에 주목하기 보다 호흡기 내과 중에서도 폐암을 많이 보고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또 이왕이면 폐암 치료가 전문화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폐암은 조기발견이 어려워 각종 합병 증과 전이 발생률이 높다. 호흡기, 폐렴, 만성폐쇄성폐 질환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의가 모여 있는 곳에 가서 동시에 기타 호흡기 질환을 관리하고, 명확한 진단과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질환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받았는지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해당 질환에 표준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증인데, 인증을 받은 병원은 의사의 치료법에 차이가 있다. 역시나 의사의 전문성, 경험, 그리고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장승훈 한림대성심병원 폐 센터장
사진=헬스앤라이프

 

장승훈 센터장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과 과장,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대한폐암학회 총무이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학술위원
- 미국 컬럼비아의과대학 허버트어빙종합암센터 폐암 연구교수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bmb@health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