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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의료기기 수출시장 3.5조... 청신호는 지속가능한가

윤혜진·이연제 기자 입력 : 2018-05-14 11:44  | 수정 : 2018-05-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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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윤혜진·이연제 기자] 지난해 의료기기 수출은 3.5조 원. 전년 대비 8.2%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을 통해 해외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업계로선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연매출 10억원 미만 업체가 업계의 약 80%를 차지하는 등 영세성이 한계로 작용한다. 이같은 소규모의 기업들이 수출을 보다 확대할 수 있는 유망 품목은 무엇이며 대상국으론 어디를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지 알아본다. 아울러 수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을 내놓고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소기업 들의 목소리도 들어본다. 
 

 


의료기기 수출 유망품목·유망국은? 
 
고령화와 첨단 의료기술 발달로 의료 인프라 개선과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세계 의료산업은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 역시 이러한 성장세에 발맞춰 내수형에서 수출 형으로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17 수출유망국 의료기기편’ 보고서에서 수출 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출유망지도(Export Potential Map·EPM)를 활용한 품목별 수출 유망국을 현지조사 검증을 거쳐 제시했다. EPM이란 국제무역센터가 한 국가의 교역 상대국에 대한 수요, 공급, 교역용이성에 연관된 지표를 사용해 품목별 수출 잠재력을 평가 하고 이를 금액으로 추정한 후 그래프와 지도로 수출 잠재력을 표시한 것이다.

 

KOTRA가 선정한 수출 유망 의료기기는 콘택트렌즈, 정형외과용 의료보호대, 교정용 세라믹 브라켓 등 3개 품목이다. 이들의 주요 타깃 시장은 각각 영국, 독일, 미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콘택트렌즈 ? 영국 “급성장하는 온라인 유통 채널 집중… EU 신규 규정 조건 맞춰야” 

 
첫 번째 수출 유망품목은 ‘콘택트렌즈’다. 콘택트렌즈 수출의 유망국으로는 ‘영국’을 꼽았다. KOTRA는 EPM 결과 상에선 미국이 수출 잠재력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현지 조사 결과 영국 수출 전망이 더 밝을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근거로 지목된 건 영국의 콘택트렌즈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시장 동향을 보면 온라인 채널 판매는 2010년부터 증가하고 있는 반면 2016년 기준 64%였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영국 시장의 성공적인 집입을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망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인의 선호도가 높은 안경·렌즈 온라인 유통 채널로는 Smartbutglasses, Visiondirect 등이 제시됐다.

 

고령화에 따른 노령 인구 증가도 영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영국 콘택트렌즈 시장은 2022년까지 연평균 3.3%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영국 전체의 17.8%에 육박했으며 국가건강보험(NHS)을 통해 시력검 사를 받은 검진자 40%가 노인층이다. 노안 관련 제품의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만큼 노인층 대상 제품을 무기로 영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유리한 시장 진입 방법 으로 제안됐다.

 

다만 영국 내 판매를 위해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지난해 5월 부터 발효된 EU의 신규 의료기기 규정과 체외진단기기 규정의 요구 조건을 맞춰야 한다. 또한 미용콘택트렌즈를 포함한 모든 콘택트렌즈가 안전성 관련 임상시험 및 적합성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정형외과용 의료보호대


정형외과용 의료 보호대 -  독일 “중국산 저품질 문제로 주춤… 가격 경쟁력 갖춘다면 기회” 
 
두 번째 수출 유망품목으로 꼽힌 건 ‘정형외과용 의료보호대’다. 수출 유망시장으로 독일을 선정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정형외과용 의료보호대의 독일 수출액은 2016년 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6.1%라는 고성장을 보인 바 있다. 현지 조사 결과에서도 독일이 미국보다 수출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전망됐다. 저가 공세로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해 온중국산 제품이 낮은 품질 문제가 지적되면서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품질 좋은 한국 제품이 사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중국산 대체 수요를 충족시켜 진입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S망 구축도 시장에서 신뢰성을 확보해 성공적인 진입을 담보할 방안으로 제시됐다. 정형외과용 의료보호대의 경우 환자에게 맞춰 조정하는 경우가 많아 제품 파손을 대비한 AS망 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정용 세라믹 브라켓 

 

교정용 세라믹 브라켓 - 미국 “품질 좋은 국내산 호감도 높아… 중소병원 타깃” 
 
KOTRA가 뽑은 마지막 유망품목은 ‘교정용 세라믹 브라켓’이다. 세라믹 브라켓은 최근 심미성을 이유로 부가가치가 커지고 있는 교정 장치이다. 치아 색과 유사한 세라믹 재질이기 때문에 메탈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교정용 브라켓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가 목격되고 있다.

 

세라믹 브라켓의 수출 유망국으로 지목된 건 미국이다.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이 좋아 중국산보다 호감도가 높다는 현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KOTRA는 미국 시장에 서의 성공률을 높게 전망 했다. 실제로 한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기준 4위로 5%대이며 그 이전 5년간 (2012년~2016년) 총 67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미국은 연간 400만 명의 치아교정 수요가 있는 대규모 시장 이다. 2016년 기준 109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대규모 시장에 비해선 세라믹 브라켓의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 심미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약한 내구성과 변색으로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시장 규모를 확산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단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한 세라믹 브라켓이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면서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 하고 있다. 여기에 치과 보험 가입자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하 면서 향후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탰다. 개인 클리닉 위주로 시행됐던 치과 교정에 제법 규모를 갖는 병원과 치과 대학 등이 관심을 높이고 있는 추세도 이같은 시장 변화에 확신을 더하고 있다.

 

우려도 있다. FDA 허가를 취득하지 않아 계약이 결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이다.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FDA 승인이 선결과제가 되고 있다. FDA 허가가 없으면 원천적으로 현지 판매가 불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5만4400여 개의 소규모 병원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KOTRA 가 제시한 해법 중 하나다.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보유 중소·중견 기업들 “옥죄는 규제·무역장벽에 우려” 
 
국내 의료기기 중소·중견기업 9곳이 2017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리스트에 자사 제품 이름을 올렸다. KOTRA가 매년 선정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은 7년 안에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품목이다.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제품을 보유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향후 가능성을 전제로 채택되는 만큼 아직 수출 규모는 미미하다. 그러나 차별화된 기술력 등으로 수출 잠재력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중저마다의 노력으로 국내 수출 동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의료기기 중소·중견기업 5곳을 찾았다. 이들 기업들은 안으로는 규제, 밖으론 무역장벽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청우메디칼社 ‘아포렉스’ 
 
청우메디칼의 대표 제품 아포렉스는 고주파를 이용해 지방을 녹이면서 동시에 흡입까지 하는 기술을 담아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독보적인 지방흡입기 제품이다.

 

청우메디칼의 연간 평균 수출액은 70억 원이며, 아포렉스가 스위스, 터키, 캐나다 등 세계시장에서 제품을 인정받기 시작하 면서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청우메디칼은 세계 시장의 성공적 진입을 위해 지방세포 흡입 도구인 캐뉼라 개발에 역점을 뒀다. 과거 이스라엘과 이탈리아도 아포렉스와 유사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화상 등 부작용 문제로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금새 시장에서 물러났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해 회사의 기술이 집약된 온도 센싱 캐뉼라를 개발한 청우메디칼은 까다로운 해외 시장에서 상품의 우수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수출 대세 반열에 올라 수출 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지만 의료기기 허가 인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일권 청우메디칼 대표는 “아포렉스의 해외 허가를 위해 임상 논문을 제출해야 했는데, 키 닥터 섭외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허가 인증기간 역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4000만 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처음 의료기기의 해외 수출경로를 마련할 때 보통 해외 학회나 전시회에 참가하는데 한 번 나갈 때마다 평균 3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중소기업들이 해외 수출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비용적 지원이나 바이어를 매칭해주는 등의 정책 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덴티스社 ‘루비스’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덴티스의 루비스는 수술실에서 수술 부위를 최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조명하는 의료기기 브랜드이다. 출시 1년여 만에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 다. 지난해 기준 덴티스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한 것도 루비 스다.

 

덴티스는 2011년 치과용 루비스 제품을 최초로 출시했다. 할로겐 보다 적은 열을 방출하는 LED 등인데 치과 LED 진료등의 대명사라 불릴만큼 제품이나 인지도면에서 인기를 자랑한다.

 

2016년부터 해외 공략을 본격화한 루비스는 미국, 이란, 중국, 우크라이나 등 전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향후 해외에서의 유통 라인을 더욱 확장하기 위한 계획도 새롭게 다지는 중이다.

 

루비스의 수출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품의 가능성과 성장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제품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던 끈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진출 초기 덴티스는 각국에 맞는 현지 마케팅을 펼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현지의 경제 제재와 문화적 차이로 성장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덴티스는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간 끝에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을 통해 대단위 MOU 체결을 이뤄냈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 급상승으로 LED 수술등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심기봉 덴티스 대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무를 맡고 있는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으로 선정되면서 수출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 같은 정부 정책이 보다 더 활성화돼 수출의 길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은 해외 정상을 방문하거나 해외 정상이 방한 시 협력 분위기에서 조성되는 비즈니스 환경을 기회로 삼아 무역, 투자,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의 성과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엔엑스社 ‘일렉’ 
 
치과용 의료기기 제조업체 마이크로엔엑스는 국내 치과시장에서 덴탈용 전기모터 일렉을 처음으로 개발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렉은 치과용 진료장치로부터 동력을 받아 치과용 핸드피스로 전달하는 수지 부분을 말한다.

 

강한 파워와 컴팩트한 디자인은 물론 질높은 AS를 통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일렉의 주요 수출 국가는 중국, 미국, 일본 등지다. 특히 기존 해외 진출이 활발한 스위스, 독일, 일본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의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으면서 시장에서의 위상은 이들 유명기업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애너하임 치과 기자재 전시회(CDA Anaheim 2017)에 참가해 200만 달러가 넘는 수출계 약을 성사시키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마이크로엔엑스에게도 높은 무역 장벽과 까다로운 규제는 걸림돌이다. 이종건 마이크로엔엑스 대표는 “그간 수출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점점 높아지는 무역장벽과 까다로운 규제로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커진다” 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현재 국내 많은 컨설팅 기관이 인허가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기술문서 작성 등 중소기업 인허가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코아社 ‘Body Checker’ 
 
메디코아는 자율신경계 기능과 스트레스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평가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유일한 장비로서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아직은 다소 생소한 신개념 의료기기이다.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에서 심박수계는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 다. 메디코아는 자율신경계·스트레스로 특화해 목표시장을 잡았고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신개념 의료기 기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에 수출 활로를 개척했다. 부가 기능을 추가해 상품 버전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메디코아에게 난관은 국가별로 상이하고 복잡한 인허가 기준과 과정이었다. 최세웅 메디코아 영업본부장 상무이사는 중국을 예로 들었다. 최 상무이사는 “최근 의료기기 위험도에 따른 등급 분류도 구체화,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 등 (절차가)아주 까다 로워졌다. 과거보다 제출할 서류도 많아지고 심사 기간도 길어졌 다. 이는 해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또 하나의 짐”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관련 정책이 아쉽 다”고 말했다. 
 

 
시지바이오社 ‘노보시스’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제품 노보시스는 시지바이오가 만든 복합재료 이식용 뼈다. 시지바이오에 따르면 노보시스는 요추유합술 및 외상성 상하지 급성골절에 적용하는 rhBMP-2가 주성분이며, 지난해 6월 국내 허가를 받아 국내 최초,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골이식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rhBMP-2 바이오 융합 의료기기다.

 

시지바이오는 현재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허가등록에 나서 면서 글로벌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럽·미국에선 글로벌 파트너링 모색이 한창이다.

 

수출 증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임상시험 통과는 넘기 쉽지 않은 장벽이다. 서준혁 시지바이오 연구소 소장은 “의료기기는 개발사가 임상시험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해 개발이 지연되거나 결국 완료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출국 기준에 맞춰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겐 상당한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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