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홈아이콘  >  기사박스  >  스페셜리스트

[스페셜리스트] 폐암 정복 가능성 열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세계 최초 기관지폐포세척액 이용 폐암 검사법 개발

김성화 기자ksh2@healthi.kr 입력 : 2018-12-17 10:47  | 수정 : 2018-12-17 10:47

네이버 페이스북 밴드 구글 트위터 핀터레스트 카카오스토리 카카오링크 인쇄 다운로드 확대 축소

 

사진 = 123RF

 

[헬스앤라이프 김성화 기자] 암이 불치병인 시대는 지났지만, 폐암은 예외다. 국내 암 사망자 5명 중 1명(22.8%)은 폐암이며 지난해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1만7969명에 이른다. 국내 암 사망률 1위 역시 바로 폐암이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가 많다는 데 있다.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어렵고 발견한다 하더라도 돌연변이 유전자 유무에 따라 효과가 있는 항암제가 달라 1회 이상의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발견의 어려움뿐 아니라 검사만 하는 데도 다른 암에 비해 까다롭고 부작용 위험까지 높다. 

 

희망은 있다. 국내 병원이 조직검사 없이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검사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는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상생검(Liquid Biopsy)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액상병리 검사실을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이계영 센터장을 중심으로 기관지폐포세척액, 흉수, 뇌척수액 등의 체액에서 세포외소포체를 분리해 DNA를 채취하고 EGFR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는 폐암 정밀의료를 선도하기 위한 긴 여정을 순항 중이다.

 

 

최고 수준의 분자유전학적 검사 
환자별 맞춤형 폐암 치료

 

사진 및 그림 = 건국대학교병원

 

최근 의학계는 근거중심 의학에서 정밀의학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정밀의학은 쉽게 말하면 맞춤형 치료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 생활환경, 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딱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분야 중에서 암은 정밀의학의 핵심에 있으며 그 중에서도 폐암은 암 정밀의학의 중심으로 꼽히고 있다.

 

정밀의학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표적치료다. 암 세포는 정상적인 분열과 증식을 벗어나 계속적으로 성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항암제들은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DNA, 효소 등에 작용해 성장이나 증식을 멈추게 함으로써 암 세포를 사멸시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암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들도 함께 손상을 입게 된다. 표적치료제는 암 세포에서만 특징적으로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아 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암제다. 부작용이 적으며 더욱 효과적인 항암치료라고 할 수 있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을 중심으로 이러한 표적항암제가 가장 잘 발달돼 있다. 폐암은 진행에 따라 EGFR, ALK, ROS1 등의 여러 방향으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데 이러한 변이를 타깃으로 해 맞춤형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의 80~90%는 비소세포폐암이고 이 중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양성 폐암의 빈도는 40%에 이른다.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건국대병원은 2005년부터 조직과 세포병리 검체에서 EGFR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해왔다. 2013년에는 유럽 분자유전학 질 관리 네트워크(EMQN, The European Molecular Genetics Quality Network)로부터 EGFR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평가를 만점으로 통과해 국내 처음으로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종양면역치료제가 폐암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어 이를 처방하기 위한 PD-L1 면역염색을 시행하고 있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ALK, ROS1 표적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면역염색검사도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는 맞춤치료를 위한 다양한 병리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병리조직과 세포 검체 부족에 대비, 143개의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탐색할 수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를 도입해 운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분자유전학적 검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의 액상병리 검사실
조직검사 없이 폐암 진단

 

사진=건국대학교병원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는 폐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상생검(Liquid Biopsy)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10월 국내 최초로 액상병리 검사실을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폐암은 CT 같은 영상검사 외에도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또 여타 암과는 달리 진단 후 1년 정도가 지나면 폐암 항암제의 내성으로 인해 유전자 변이가 생기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

 

폐의 조직 검사는 해당 부위 직경 약 1.3mm의 굵은 바늘을 피부에서부터 찔러 조직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기흉과 염증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암 조직이 폐 깊숙한 곳에 있는 환자의 경우 조직검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액상생검은 환자 액상 검체인 혈액, 소변, 침, 기관지폐포세척액 등에 존재하는 세포유리핵산, 순환종양세포, 세포외소포체 등을 이용해 암의 조기진단은 물론 재발, 전이, 항암제 치료 효과 및 저항성을 확인할 수 있어 적합한 항암 표적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다. 이 검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조직 채취에 비해 환자에게 부작용이 매우 적다. 또 검체 이질성 문제도 적어 조직생검에 비해 검사 결과의 편차가 최소화된 방법으로 암 치료에 대한 정밀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검사 방법은 환자 액상 검체에서 검출한 암세포 유래 생체고분자물질(DNA, RNA, 단백질 등)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 반응 등의 첨단 기술을 통해 해독하고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암을 유발하는 변이가 있는지, 사용하고자 하는 항암제에 대해 효과가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서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적 치료가 가능하다.

 

 

정밀의학폐암클리닉 개설
세계 최초 기관지폐포세척액 이용 폐암 검사법 개발

 

건국대병원 폐암센터는 지난 1월 이계영 센터장을 중심으로 기관지폐포세척액, 흉수, 뇌척수액 등의 체액에서 세포외소포체를 분리해 DNA를 채취하고 EGFR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이 기법은 초진 환자에 있어 현재 사용되는 EGFR 유전자 검사, 세포진을 이용한 검사 등과 대등한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1차 표적 항암제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T790M의 경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재조직 검사보다 우월한 민감도를 보이기까지했다.

 

이 검사법이 시행되면 조직검사에 이은 재조직검사 없이 체액만으로 EGFR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을 비롯 내성 유전자인 T790M 확인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제 3세대 표적 항암제 치료제를 써야 하는 환자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다. 기존 EGFR 유전자를 추출하기 위해 10~14일 정도 소요됐던 조직검사와 달리 하루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신속한 치료도 가능하다. 현재 재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없는 30~40% 환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혈액을 이용한 액상생검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혈액의 순환종양 DNA를 이용하는 데 세포외소포체 DNA를 이용한 기법이 이보다 20~30%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관련한 임상 연구도 수행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세포외소포체 DNA를 이용해 EGFR 단일 유전자를 넘어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으로 확장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

 

이계영 센터장은 “폐암이 가지고 있는 작은 조직 절편(small biopsy issue)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러한 액상생검법들은 병리과와의 협진을 통해 기존의 조직을 이용한 병리 검사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은 새로운 유전자 검출법 개발을 바탕으로 지난 1월 정밀의학폐암클리닉을 개설했으며 지난 4월 제1회 액상생검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폐암의 조기 진단법 개발과 면역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란?
정밀의학은 개개인의 유전자, 환경 및 생활양식의 다양성을 고려해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새로운 개념의 의학으로, 미래 첨단 의료서비스의 근간을 이룰 것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대규모 유전체 정보 분석 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이 발전하며 가능해졌다. 이미 선진국의 의료체계는 과거 근거중심의 의학에서 현재 정밀의학의 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으며 특히 암 질환의 치료와 예방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인터뷰

이계영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  “폐암조기진단법 개발 연구 계속할 것” 

 

최초의 발자국은 길을 만든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는 국내 최초 액체생검 검사실을 열고, 세계 최초로 기관지폐포세척술을 활용한 조직검사 방법을 개발했으며 액상검사진단법을 하나의 진료항목으로 인정받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쯤되면 미래의학의 전방에서 새로운 폐암 치료의 길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계영 센터장은 센터 의료진들에게 ‘초심’을 강조한다.

 

“어려운 병일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로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의사의 역할입니다. 나는 물론 동료 의사들이 의사 본연의 첫 마음, 인간적이고도 따뜻한 그 초심을 늘 되새겼으면 합니다.”

 

그는 미래의 폐암 정복은 조기 진단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폐암 조기 진단법 개발에 대해 센터는 사명감을 느낀다.

 

“많은 환자들이 4기 폐암으로 진단될 때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폐암 정복의 열쇠는 조기 진단에 있다고 봅니다. 위암·대장암처럼 조직 확보가 쉬운 암은 조기 진단도 쉽지만 폐암은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 자체가 어렵지요. 조기 진단이 중요한 건 이 때문입니다.”

 

이계영 센터장의 이러한 열의는 기관지폐포세척액을 활용한 액상생검법이라는 새로운 진단법을 개발하는 기반이 됐다.

 

“기관지폐포세척술-나노소포체 분석 검사 연구가 더욱 진척되면 많은 사람들이 조기 진단 혜택을 보게 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밀의학폐암센터는 쉬지 않고 계속 연구해 나갈 겁니다.”

 

ksh2@healthi.kr

 

 

#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저널 #12월호 #스페셜리스트 #김성화기자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 #액상생검 #Liquid Biopsy #액상병리검사실 #기관지폐포세척액 #정밀의학 #EGFR #유전자분석 #세포유리핵산 #순환종양세포 #세포외소포체 #표적항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