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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리뷰] 자가면역용혈환자에서 항-Fya 동종항체에 의한 급성용혈성수혈반응 1예

최승준1·나현진2·김윤덕3·김신영1·김현옥1 <BR>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교실1, 세림병원 진단검사의학과2,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3

김성화 기자 입력 : 2019-03-21 09:13  | 수정 : 2019-03-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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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앤라이프 김성화 기자] 인류의 역사는 인간과 질병간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흑사병, 콜레라 등 자체로 곧 죽음을 의미했던, 결코 고칠 수 없는 공포였던 질병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메르스·사스·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이 등장해 현대사회에 새로운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 의학은 첨단기술시대의 여러 산업들과 연계하면서 불치를 완치로 변화시키기 위한 다각적이고 다이나믹한 시도들을 꾀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 한 환자의 ‘임상사례’에서부터 시작된다.  <임상리뷰>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질병, 기존에 알려진 질병의 새로운 형태, 치료에 대한 보기 드문 부작용과 역반응, 잘 알려진 의학적 질병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 주목할만한 케이스를 찾아 소개한다. 매우 중요하지만 조용히 감춰져 있던 임상사례를 통해 환자 치료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도록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임상리뷰가 일선 의료진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항-Fya 항체는 급성 혹은 지연용혈성수혈반응을 유발하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동종항체이며, 가끔 치명적인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항-Fya 항체에 의한 급성용혈성수혈반응으로 사망한 증례가 보고된 바 있어, 수혈 전 검사에서 Duffy 항원에 대한 항체가 동정 되는 경우 반드시 Duffy 항원이 음성인 혈액제제를 찾아서 수혈해야 한다. 한국인 253명을 대상으로 한 Duffy 대립유전자 검사로 추정된 표현형의 분포는 Fy(a+b–) 88.1%, Fy(a+b+) 11.5%, Fy(a–b+) 0.4%, Fy(a–b –) 0%로 보고됐고, 한국인 419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Fy(a+b–) 82.3%, Fy(a+b+) 17.4%, Fy(a–b+) 0.2%, Fy(a–b–) 0%로 보고돼, 한국인에서 Fya 항원은 고빈도 항원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항-Fya 항체가 환자의 혈청에서 동정 되는 경우는 교차시험으로 적합한 혈액을 찾기 어려우며, Fya 항원 음성 혈액을 요청 받고 336단위의 혈액제제를 검사했지만 적합한 혈액제제를 찾지 못했다는 보고도 있다.

 

본 증례는 2년 전 최소반응강도를 보이는 혈액으로 수혈을 받았던 자가면역용혈빈혈 환자로 새롭게 발생한 심한 빈혈을 교정하기 위해 수혈이 의뢰됐다. 비예기항체 선별 및 동정검사에서 범응집 반응을 보여 자가항체에 의한 것으로 판정하고 과거 수혈력에 근거해 최소반응강도를 보이는 한 단위의 적혈구를 출고해 수혈한 후, 환자에게서 급성용혈성수혈반응이 발생했다. Polyethylene glycol (PEG)를 이용한 자가흡착검사 후 환자의 혈청으로 시행한 비예기항체 동정검사에서 그 원인이 자가항체에 의해 가려져 수혈 전에 동정하지 못한 항-Fya 동종항체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그 경험을 보고하고자 한다.

 

72세 남자 환자가 전신 무력감을 주소로 본원 외래로 내원했다. 본 환자는 내원 5년 전 조기위암을 진단받고 근치전체위절제술 및 식도공장 연결술을 시행 받은 후 비타민 B12 결핍으로 외래를 통해 치료 중이었다. 내원 2년 전 지속되는 전신 무력감, 황달을 주소로 입원했고, 입원 당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혈색소 6.2 g/dL, 백혈구 수 3,540/μL, 혈소판 수 117,000/μL였다. 또한, 젖산탈수소효소 1,417 IU/L (참고치 119∼247 IU/L), 총 빌리루빈 5.8 mg/dL (참고치 0.5∼1.8 mg/dL), 직접 빌리루빈 0.6 mg/dL (참고치 0.1∼0.4 md/dL), 합토글로빈 <10 mg/dL (참고치 30∼200 mg/dL)였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비장비대(13.7 cm)가 관찰됐으며, 직접항글로불린 검사에서는 다특이성(1+) 및 anti-IgG (1+)에서 양성 소견을 보여 자가면역용혈빈혈로 진단됐고, 수혈이 의뢰됐다.

 

환자는 이전에 본원에서 시행된 수혈력은 없었고, 위암으로 인한 내원 당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환자의 혈액형은 A형, RhD 양성이었다. Anti-human globulin (AHG) polyspecific cassette (Ortho Clinical Diagnostics,Raritan, USA)와 0.8% Selectogen I, II (Ortho Clinical Diagnostics, Raritan, USA)를 사용해 AutoVue Innova (Ortho Clinical Diagnostics, Raritan, USA)를 이용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 및 AHG polyspecific cassette와 0.8% Resolve Panel A (Ortho Clinical Diagnostics, Raritan, USA)를 이용한 비예기항체 동정검사에서 2+∼3+정도의 반응 강도로 범응집 소견을 보였으며 자가대조검사도 양성(3+)이었다. LISS/Coombs ID-card (Bio-Rad, Cressier, Switzerland)를 이용해 37oC에서 원주응집법으로 시행된 교차시험에서 모든 적혈구제제와 범응집 소견을 보여 최소반응강도를 보이는 농축적혈구 3단위를 3일에 걸쳐 수혈해 주었고 특이한 수혈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 후 환자는 외래를 통해 경구용 프레드니솔론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환자는 수혈을 받지 않고 지내다가 내원 당일 전신 무력감을 주소로 본원 외래로 내 원했고, 혈색소는 6.3 g/dL로 수혈이 의뢰됐다. 환자는 이전과 동일하게 비예기항체 선별 및 동정검사(Ortho Clinical Diagnostics)에서 2+∼3+의 반응강도로 범응집 소견 및 자가대조검사에서 양성(1+)을 보였고, 직접항글로불린 검사에서 다특이성(1+) 및 anti-IgG (1+)에서 양성을 보였다. 환자의 ABO형과 동일한 A+형 백혈구여과 제거적혈구 14단위에 대해 LISS/Coombs IDcard(Bio-Rad, Cressier, Switzerland)를 이용해 37oC에서 원주응집법으로 교차시험을 진행했고, 모든 혈액제제에서 2+∼3+의 반응을 보여 최소반응강도를 보이는 1단위를 선택해 출고했다.

 

자료=대한수혈학회

 

환자는 수혈 종료 후 특별한 증상 호소 없이 귀가했으나, 귀가 후 약 5시간 후부터 발생한 발열, 오한, 호흡곤란, 복통, 혈뇨를 주소로 수혈 다음 날 본원 응급실로 다시 내원했다. 응급실 내원 당시 의식은 명료했고, 생체징후는 혈압 93/47 mmHg, 심박수 84회/분, 호흡수 30회/분, 체온 38.3oC로 관찰됐다. 혈액검사상 혈색소는 6.8 g/dL였다. 또한, 젖산탈수소효소 2,391 IU/L, 총 빌리루빈 9.7 mg/dL, 직접 빌리루빈 0.8 mg/dL, 혈액요소질소 25.7 mg/dL (참고치 8.5∼22.0 mg/dL), 크레아티닌 0.84 mg/dL (참고치 0.68∼ 1.19 mg/dL)였고, 소변검사상 Blood 3+, 적혈구 5∼10/HPF 소견을 보여 급성용혈성수혈반응에 합당한 검사결과를 보여 입원했다. 급성용혈성수혈반응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수혈 전후의 검사결과를 Table 1에 표시했다. 환자는 이전 3개월 내 적혈구제제 수혈력이 없어 자가면역용혈빈혈로 치료받던 기왕력에 근거해 동종항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보관 중인 수혈 전 환자의 혈청으로 PEG를 이용한 자가흡착검사를 시행했다. 검사에 사용한 PEG 용액은 분자량 3,350인 PEG (Sigma-Aldrich, St. Louis, Missouri, USA) 20 g을 pH 7.3 인산염완충식염수(phosphate-buffered saline) 100 mL에 녹인 20% m/v PEG 용액을 사용했다. 환자의 혈청, 20% PEG 용액, 환자의 적혈구를 500 μL씩 1:1:1 비율로 혼합한 후 37℃에서 30분 및 60분간 반응시켰다. 이후 혼합물을 2,500 rpm에서 5분간 원심 분리 후 상층액을 취했다. 이 상층액을 ID-DiaPanel (Bio-Rad, Cressier, Switzerland)과 함께 LISS/Coombs ID-card (Bio-Rad, Cressier, Switzerland)를 이용해 비예기항체 동정검사를 시행했고, 항-Fya가 동정됐다.

 

환자의 수혈 전 검체 및 환자에게 출고됐던 적혈구제제의 분절을 이용해 각각 3% 적혈구부유액을 만든 후, 각각에 대해 두 개의 시험관을 준비해 하나에는 Anti-Fya 항혈청시약(Ortho Clinical Diagnostics, Raritan, USA), 나머지 하나에는 Anti-Fyb 항혈청시약(Ortho Clinical Diagnostics, Raritan, USA)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이 시험관에 환자 및 혈액제제의 3% 적혈구부유액 한 방울을 첨가한 후 37oC에서 15분간 항온했다. 항온 후 3번 생리식염수 세척 후 상층액을 제거한 다음 항글로불린혈청인 AGH MAESTRIA IGG+C3D (DIAGAST, Loos, France) 2 방울을 첨가한 후 원심분리한 뒤 응집을 관찰했다. 시험관법으로 시행된 Duffy 표현형검사 결과 환자의 표현형은 Fy(a–b+), 출고된 혈액제제의 표현형은 Fy(a+b–)로 확인됐다. 환자의 Duffy 유전형 검사는 국내 희귀혈액 등록체계(Korean Rare Blood Program, KRBP)에 의뢰해, Lifecodes RBC/RBC-R typing kit (Immucor, Norcross, USA)를 이용해 시행됐고, 후에 Fy(a–b+)로 확인돼 환자의 표현형과 일치했다. 환자의 비예기항체 동정검사에 대한 검사실 내 업무 흐름은 Fig. 1에 요약했다. 환자는 입원 후 정맥로를 통한 수액 주입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 받았다. 입원 2일째 및 3일째 혈색소가 각각 5.7 g/dL, 5.5 g/dL로 감소해 수혈이 의뢰됐고, A+형 98단위, O+형 79단위의 백혈구여과제거적혈구에서 O+형, Fya항원 음성 적혈구제제 1단위를 찾아 수혈했다. 수혈 후 특별한 증상은 없었고, 혈색소는 입원 5일째 7.9 g/dL까지 회복돼 입원 7일째 퇴원했다. 입원 기간 동안 환자의 혈색소, 젖산탈수소효소, 총 빌리루빈의 변화는 Fig. 2에 요약했다. 환자는 현재 외래를 통해 추적관찰 중이며, 가장 최근 내원한 퇴원 후 14개월째의 혈색소 수치는 9.4 g/dL였다.

 

자료=대한수혈학회

 

고찰

 

본 환자는 온난자가항체에 의한 자가면역용혈빈혈로 치료 중이었으며, 진단 당시 수혈받은 3단위의 적혈구제제로 인한 감작에 의해 항-Fya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PEG 자가흡착검사를 통해 환자의 검체에서 항-Fya를 동정했고, 수혈됐던 A+형 백혈구여과제거적혈구 분절의 적혈구의 표현형이 Fy(a+b–)로 확인돼, 수혈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한 급성용혈성수혈반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가항체가 있는 환자에게 수혈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동종항체의 공존 여부이다. 자가항체가 있는 환자의 12∼40%에서 공존하는 동종항체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혈전 검사에서 자가항체가 확인될 경우 공존하는 동종항체의 여부는 항상 고려돼야 할 상황이지만, 특히 응급상황에서는 종종 간과될 수 있다. 그러나, 응급상황이 아니면서, 특히 환자가 수혈력 혹은 임신력 등 감작될 기회가 있었던 경우에는, 수혈전 검사에서 자가항체가 검출될 경우 반드시 동종항체의 공존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가면역용혈빈혈 환자에서 수혈의 위험성은 적혈구가 파괴되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환자들에서 수혈의 시행은 수혈로 인한 이득과 위험성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자가면역용혈빈혈 환자들은 자가항체로 인해 수혈전 검사들의 판독이 어려우며, 교차시험 상 적합한 혈액을 찾기 어려워 혈액출고가 늦어질 수 있으나, 단지 혈청학적으로 부적합하다는 이유만으로 수혈이 지연돼서는 안된다. 또한 환자가 동종 비예기항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가항체로 인해 이를 놓칠 수 있으며, 동정하지 못한 동종항체로 인해 수혈로 인한 용혈이 심해질 수 있다. 이때 온난자가항체로 인한 용혈빈혈이 있을 경우 혈액은행에서 PEG 자가흡착검사를 통해 동반된 동종 비예기항체를 검사하는 것이 유용하며, 다른 자가흡착검사에 비해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특히 급한 수혈 요구가 있는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 증례에서는 PEG 자가흡착검사를 이용해 온난자가항체를 제거한 후 항-Fya를 동정할 수 있었으며, 항-Fya 항원 음성 혈액을 찾아 수혈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은 검사실에서 종종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나, 아직 이에 대한 국내 문헌보고가 없어 본 증례의 보고가 추후 이와 유사한 증례를 경험할 검사실에서의 대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본 환자는 4일간의 구정 연휴 바로 전날 오후에 전신 무력감을 주소로 본원 혈액내과 외래를 방문했고, 혈색소가 6.3 g/dL로 2단위의 적혈구 수혈이 의뢰된 경우였다. 당시 본원 혈액은행 전문의는 주치의와 유선 연락해 자가항체로 인해 적합한 혈액을 찾기 어려워 최소응집강도를 보이는 혈액을 출고할 예정이며, 1단위만 수혈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혈액은행 전문의는 외래 주사실로 방문해 환자에게 자가면역용혈빈혈로 적합 혈액을 찾기 어려운 점과 수혈 후 용혈성수혈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고, 귀가 후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응급실로 내원할 것을 설명한 후에 수혈을 진행했다. 그로 인해, 환자는 급성용혈성수혈반응이 발생한 후 신속히 응급실을 통해 입원했고, 주치의도 사전에 이에 대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어 신속하게 치료를 할 수 있었다. 또한, 입원 후 혈색소 수치의 감소로 수혈이 필요함에도, 응급으로 요청하지 않고 Fya 항원 음성 혈액을 찾아 출고할 수 있도록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환자의 혈액 내에 자가항체가 있는 경우 수혈의 결정 및 시행은 주치의와 혈액은행 의사의 긴밀한 협조 속에 이루어져야 하며, 적합한 혈액제제를 찾기 위해 수혈이 지연됐을 때의 위험성과 동종항체에 의한 용혈성수혈반응을 피하기 위해 적합한 혈액제제를 찾아 수혈했을 때의 이익을 모두 고려해 수혈을 결정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혈을 늦출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최소응집강도를 보이는 혈액제제의 수혈이 필요하며, 이러한 최소응집강도를 보이는 혈액제제의 수혈이 큰 위험이 없이 수혈이 이루어졌던 경험을 후향적 연구를 통해 보고한 논문들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본 환자와 같이 자가면역용혈빈혈 환자에서 수혈이 필요한 경우 주치의와 혈액은행 의사간의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 환자에게 보다 안전한 수혈이 시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본 증례를 경험하면서 Fya 항원 음성 혈액을 찾기 위해 177단위의 적혈구제제에 대한 혈액형 검사가 필요했으며 환자는 A+형이었으나 O+형 혈액을 찾아 수혈했다. 이런 고빈도항원 음성인 혈액의 시기 적절한 공급을 위해 희귀혈액형 등록사업과 희귀혈액형 혈액에 대한 동결보관체계 구축 사업이 속히 국내에서도 구현될 필요성이 있음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는 계기가 됐다.


 

※자료제공 대한수혈학회


ksh2@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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