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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부 2023년 백신 자급률 75% 목표, 전략은

국가 백신제품화 기술지원사업 본격화

정세빈 기자 입력 : 2019-04-11 00:00  | 수정 : 2019-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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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정세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예산 가운데 ‘국가 백신 제품화’에 11억 33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그동안은 각 기업이 개발하는 백신 제품이 빠르게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방식의 지원사격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직접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식약처는 ‘국가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센터’를 통해 2023년까지 주요 백신에 대한 국내 자급률을 7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글로벌백신제품화지원단’과 ‘WHO 품질인증(PQ ) 지원 협의체’를 통해 각 회사들이 개발한 백신에 대한 신속 허가와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상담 등을 지원해왔다. 2017년 백신 자급률이 50%를 달성하자 허가 속도가 더뎌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의 유행과 필수 예방백신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 등은 국가 차원의 백신 자체 개발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의 특성상 유행 시기와 지역이 예측 불가능하고 백신 개발에 드는 시간적·금전적 투자가 막대한데다 수익성도 낮아 기업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백신 개발에 뛰어들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가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백신 자급력을 강화하고 국내 백신 산업을 돕겠단 것이다.

 

식약처는 ‘국가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사업’을 통해 2017년 기준 50%인 자급률을 2020년도에는 57%까지 올리고 최종적으로 2023년에는 주요 백신 28종 중 21종에 대한 자급화를 실현해 75%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치로 잡았다. 

 


‘국가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센터’ 구축
백신 정보 IT 플랫폼, 임상평가 시험실, 위탁시험검사실 총괄

 

지난달부터 식약처는 백신 자급화를 위한 국가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센터 구축에 착수했다. 센터는 백신 제품화 정보 제공을 위한 ICT 시스템, 백신 임상평가 시험실(Central Lab), 위탁시험검사실 운영·관리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일종의 콘트롤타워로 작동하게 된다. 전남 화순이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이유경 연구관은 “많은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을 처음부터 착수하기 보단 항원 등의 개발이 잘 된, 즉 기술을 보유한 벤처 회사 기술을 ‘라이선스 인’하고 이를 토대로 개발을 한다”고 말했다. 

 

ICT 정보제공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단 판단은 이같은 상황 때문이다. 백신 개발 현황과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유경 연구관은 “작은 벤처 회사들의 백신 개발 기술, 대형 제약사들의 기술 구매 의향, 수출사까지 백신 개발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올 예산만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무리다. 이유경 연구관은 “올해 예산은 플랫폼 구축에는 충분치 않다. 우선은 기존의 정보를 모아 행간물 형태로 제공하고 차후 예산이 확보되고 정보가 쌓이면 그 때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임상평가 시험실도 갖추게 된다. 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관은 “임상시험을 통해 검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각 개발사마다 보유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시험실을 각자 세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상시험검체분석시험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점이 백신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대형 제약사에서도 가끔씩 시험법의 시행착오가 발생해 임상시험을 다시 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백신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 시험실을 만들고 이를 통해 목표하는 백신을 빠른 시간 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사진=123RF


위탁시험검사실의 경우 수입업체에도 혜택이 있다. 올해부터 수입업체들도 판매 전 시험을 거치도록 했다. 센터는 시험검사기관으로서도 역할을 하게 된다. 이유경 연구관은 “백신은 제조사에서 품질검사 시험을 수행하고 국가가 사용하기 전 확인을 한다. 수입하는 제품의 경우 수입업체가 변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험을 한 번 더 하게 돼 있다. 그런데 국가에서 검사하는 품목은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는 주장에 의해 그동안 수입업체 차원에서의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올해부터 되돌렸다. 수입업체들도 시험을 수행해야 한다”며 “대행 시험 기관이 부족하다는 수입업체의 고충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는 무엇보다 객관성과 투명성이 관건이다. 검사실 선정은 식약처가 맡는다. 기존 식약처가 지원해 오던 ‘WHO 품질인증(PQ ) 지원 협의체’, ‘백신 생산 세포주 공급’, ‘백신 표준품 및 평가기술 연구개발 사업’ 등은 그대로 이어진다.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은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이뤄졌던 지원을 핵심기술을 보유한 대학·연구소·벤처기업 등 맞춤형 컨설팅 대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유경 연구관은 “그동안 영세한 벤처 기업 등에 대한 제한이 있던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허가를 진행하는 회사를 위주로 상담을 하다보니 대형 제약사에 주로 컨설팅이 이뤄졌다”며 “작은 규모의 벤처 기업, 연구소 등의 백신 개발자들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고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관은 또 “백신 개발에 대해서는 전문가인데 시장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필요한 허가·규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담을 하다보면 백신 제품을 바로 판매할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허가가 예상대로 되지 않아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허가나 규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올해 사업에 포함돼 있다.

 

계획대로라면 식약처는 내년 피내용BCG와 소아마비 백신인 IPV의 경우 국내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요 백신 28종 외에 차세대 두창, 노로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내년엔 허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2년에는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수막구균성 수막염(MCV) ▲탄저 대응 백신 등이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소아장염(Rotavirus)에 대한 백신의 국내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경 연구관은 “매년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에 개발 계획, 진척상황 등을 확인해 (개발계획)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임상 결과 유효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허가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백신 관련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면 목표치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사업 전체 로드맵 수립이 올해 최우선 과제”
 

식약처는 해외 주요 국가의 백신지원 현황 등에 대한 조사와 업계는 물론, 학계, 관련 보건당국 등의 의견을 통합해 로드맵을 확정하는 것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유경 연구관은 “올해는 국가 백신 제품화 기술지원 사업에 대한 로드맵 수립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어떤 백신에 가장 역점을 둘 지를 결정하고 지원 방법, 기간 등을 먼저 계획을 세워야 그 다음에 백신에 대한 시험항목도 결정되고 구매할 장비도 정해진다. 장비까지 일부 구매하는 것이 올해 사업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올해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의 백신 지원 현황 및 법안, 가이드라인을 조사·분석할 예정이다. 산업계의 의견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단 방침이다. 백신 관련 주무부처인 질병관리본부를 비롯 WHO 등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 동향까지 광범위하게 취합해 객관적이며 종합적인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러한 로드맵은 오는 6월 열리는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2019에서 어느 정도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유경 연구관은 “계획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사업자 선정이 완료되는대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개략적인 안이라도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는 전세계 정부 관계 부처, 기업, 학계 등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대규모 국제행사로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올해 5번째를 맞는다. 식약처는 이번 콘퍼런스의 캐치 프레이즈로 ‘바이오혁신, 새로운 미래’를 내걸고 오는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행사를 연다.

 


sebinc@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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