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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듣는다] 기승정 전남대병원 교수 “결핵진단 ‘Xpert 검사법’ 우위 입증”

김세영 기자 입력 : 2019-05-08 00:00  | 수정 : 2019-05-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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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정 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결핵퇴치를 위한 초기 검진으로 기존 도말검사 대신 성능이 뛰어난 자동화 분자검사(Xpert)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국내 신규 결핵 환자 수는 2011년 이후 국가 결핵예방관리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1년 3만9557명에서 2017년 2만8161명으로 약 40% 줄었다. 그러나 한국은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여전히 1위다. 2017년 WHO 보고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각각 70명과 5명으로 OECD 평균 발생률과 사망률인 11명, 1명보다 월등히 높다. 또한 법정감염병 80종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고 격리 및 장기 치료 등의 직접 관련 요양급여만 연간 3000억 원 수준으로 사회경제적인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 결핵 이슈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최근 전남대병원 의료진이 결핵퇴치를 위한 초기 검진으로 기존 도말검사 대신 성능이 뛰어난 자동화 분자검사(Xpert)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기승정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의 폐결핵 의심환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분석한 논문을 발표해 국내외 학계에 이목을 끌었다. 이번 연구는 Xpert 검사와 도말검사의 진단 성능을 비교·평가하는 데 있어 단일기관으로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

 

 

“기존 도말검사보다 16시간 빠르고 더 정확해”

 

해당 논문은 ‘결핵 중위험 지역에서 현미경 항산균 도말검사의 대안으로써 Xpert 결핵/리팜핀 내성검사(Xpert MTB/RIF Assay as a Substitute for Smear Microscopy in an Intermediate-Burden Setting: 제1저자 이현승 전문의, 교신저자 기승정 교수)’란 제목으로 지난 3월 15일 세계적인 호흡기 학술지 <미국호흡기 및 중환자의학(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IF 15.24)>에 게재됐다.

 

기승정 교수는 지금까지 객담을 슬라이드에 얇게 펴 현미경으로 결핵균을 관찰하는 도말검사보다 최신 Xpert 검사법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Xpert 검사는 검체처리, 핵산추출, 핵산증폭 과정을 자동화한 분자검사로 객담을 카트리지에 넣고 기기에 장착하면 결핵진단과 리팜핀 내성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WHO에서도 초기 진단검사로 Xpert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Xpert 검사는 검체접수부터 결과보고까지 평균 3시간이 소요된다. 도말검사에 걸린 19시간보다 무려 16시간이나 빨랐다. 검체 채취 후 24시간 내 검사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보고충족률에서도 Xpert 검사는 96.3%로 도말검사 88.7%보다 우위를 점했다. 검사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민감도는 74.1%로 38.8%의 도말검사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결핵균을 검출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말검사는 검체 채취 시간에 따라 민감도에서 변화가 나타났지만 Xpert 검사는 시간에 영향받지 않았다. Xpert 검사는 결핵균으로 오진할 수 있는 비결핵성 항산균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인 98.9% 걸러냈지만 도말검사는
69.1%에 그쳤다. 이번 연구결과는 결핵여부를 판단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초기 검진에서 도말검사를 Xpert 검사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Xpert, 도말검사의 완벽한 대체법”
 

 

Q   해당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은?
 

 호흡기내과에서 Xpert를 강력히 추천했다. 전남대병원에는 결핵 의심환자만 연간 1000여명 정도 방문한다. 1년에 결핵 핵산 검사를 6000건 정도 실시하는데 이중 호흡기 쪽만 3분의 1을 차지한다. Xpert는 2014년 6월 전남대병원에 도입됐다. 도입 2~3년 뒤부터는 실제 상황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했다. WHO에서 추천하는 검사인데 일반적으로 단일 검사를 추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종의 핵산 검사인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외국 제품들도 사용되고 있음에도 어느 특정 회사(세페이드社·Cepheid)만 추천해 의아했다. 좋은 제품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WHO의 이례적인 추천이 편파적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제품은 웬만하면 수기로 검사하나 이 제품은 자동화 돼 있는데다가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빌게이츠재단에선 아프리카의 결핵 문제를 돕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진단검사로 Xpert를 가장 먼저 사용한다.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기존 도말검사보다 사용법이 매우 간편하고 누구나 금방 익힐 수 있어 관심을 가졌다.

 


Q   기존 객담 도말검사가 가진 맹점은?
 

 도말검사를 하려면 우선 검사실과 여러 시설이 필요하고 사람도 있어야 한다. 도말검사는 독일의 세균학자인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1843~1910)가 초창기인 1882년 결핵균을 발견했을 당시 개발했다. 제자인 폴 에를리히(Paul Erlich·1854~1915)가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개선·발전시켰다. 이를 140년 가까이 써온 것이다. 더구나 현미경을 보고 판단하려면 관찰자가 기술과 경험을 갖춰야 한다. 수 개월간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Xpert의 경우 카트리지와 시약만 있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양성이냐 음성이냐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1시간 교육이면 충분하다.

 

 

Q    2014년부터 3년간 3000여 명을 분석한 논문이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A    새로운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바로 논문을 쓰지 않고 1년간 고민을 했다. 지금까지의 문헌을 모두 검토해보니 결과물들이 제각각 따로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능만 비교 평가하거나 정량(적 연구)만 따로 나온 경우는 있어도 이를 종합한 논문은 없었다. 실사용 후 보고시간이 자세히 기록된 논문도 없었다. 논문을 조각내지 않고 이를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진단검사는 새로운 키트가 나오면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Xpert가 월등히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실사용해 나온 다수의 리얼-데이터는 없었다. 또 여기에 단순 비교평가가 아닌 ‘Xpert가 도말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에 관점을 두고 평가했다. 도말검사를 대체하려면 전제조건이 있는데 첫째는 검사성적이 더 좋아야 한다. 둘째는 결과도출까지의 시간이 더 빨라야 한다. 여기에 정량보고도 가능해야 한다. 일반적인 핵산검사는 단순히 양성과 음성만을 가늠해주는데 도말검사는 양적인 수치검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양이 많아지면 검사질이 떨어졌다. Xpert는 이 3가지 면을 모두 충족시키면서도 도말검사보다 더 신속·정확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과 비교해 임상에서 더 많은 결핵 환자를 찾아내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곧 1세대와도 작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헬스앤라이프


 

 

Q    Xpert 결핵·리팜핀 내성검사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A    Xpert 결핵·리팜핀 검사는 검체처리, 핵산추출, 핵산증폭과정을 자동화한 분자검사다. 녹인 객담 2cc만 카트리지에 넣으면 그 안에 구성된 미세회로가 핵산을 분리해 자동으로 처리한다. 객담을 카트리지에 넣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약 1시간 45분 정도 걸린다. 여기에 결핵 진단뿐 아니라 다약제내성 판단의 기초자료인 리팜핀 내성 여부를 동시에 신속히 판단할 수 있다. 결핵 치료의 문제점 중 하나가 다약제내성균은 치료가 어렵다는 것인데 리팜핀에 내성이 있다면 다른 약제에도 내성이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이 경우 약제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병원에 오자마자 결핵 여부를 진단하고 약제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Q   저널 <미국호흡기 및 중환자의학>에 게재 진행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빨랐다.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이라 먼저 제시했다. 여기에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 등을 제자인 이현승 전문의(제1저자)와 함께 진행했다. 각각의 연구 사안들을 하나로 모으고 논의하는 데 1년이 걸렸다. <미국호흡기 및 중환자의학>의 역사는 100년 정도로 호흡기계에선 가장 저명하다. 지난해 4월 10일 제출해 온라인판에는 9월 19일 게재됐다. 결핵 논문이 많지 않은 데다가 단일기관에서 3000건 이상 분석한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게재까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 논문을 담당한 편집자는 특히 제목을 마음에 들어했는데 ‘도말 검사를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라고 사설까지 달아 인상적이었다. ‘Xpert가 도말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증거기반의 논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환자에게 도움 주는 검사법 개발·평가해
결핵퇴치에 기여하고 싶다”

 

 

Q    해당 검사의 사회적 의미를 짚어보면?
 

  ‘100년 이상 된 도말 검사가 왜 21세기까지 쓰이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특히 국내 연구에선 결핵 환자를 찾아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Xpert 기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취약지역에서도 사용이 간편하기 때문이다. Xpert는 결핵 중위험 국가들의 일상적인 임상진료에서 폐결핵에 대한 1차 진단검사로서 도말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 Xpert의 적절한 사용은 감염성이 높은 폐결핵 환자를 조기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결핵 퇴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Q    연구 과정 중 흥미로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흥미로운 것은 Xpert는 결핵균으로 오진할 수 있는 비결핵성 항산균을 완벽에 가까운 수준인 98.9%까지 걸러낸다는 점이다. 결핵균과 비결핵성 항산균은 둘 다 같은 ‘속(屬)’이다.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결핵균이지만, 감염 여부가 불확실한 나머지는 비결핵성 항산균이다. 도말검사 시에는 이둘의 모양이 똑같아 구분이 잘 안 된다. 우리나라가 중진국으로 발전하면서 결핵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 비결핵성 항산균은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그 모양이 같아 도말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다. 아프리카처럼 결핵이 많은 나라는 도말검사에 나오는 99.9%가 결핵균이다. 과거에 우리나라도 그러했다. 보다 더 상세한 검사가 필요한데 이를 보완한 것이 Xpert검사다.

 


Q    현재 후속연구 또는 논의 중인 연구가 있는가?
 

  2세대 격인 ‘Xpert-Ultra’가 올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통과절차가 진행 중인데 민감도가 기존보다 20~30% 높아 더 많은 환자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과 비교해 임상에서 더 많은 결핵 환자를 찾아내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곧 1세대와도 작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 민감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가짜 양성도 나올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종합하고 평가해 대체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또 나라마다 결핵 환경이 다른만큼 우리나라에 맞는 평가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Q    해당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임상계에서 Xpert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지만 검사하는 입장에선 비용이 적잖은 부담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결핵 퇴치를 위해선 꼭 써야 한다. 비용은 제도와 관련되기 때문에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민간영역에서 Xpert가 보급되도록 유인책이 필요한데 정부에서 보조해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이처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많이 나오면 널리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결핵 지침도 바뀔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야 하는데 여러 기관이 함께 연구하면 증거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 협력하고 공유하는 연구체제가 중요하다.

 

 

Q    향후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면?
 

  결핵 퇴치가 제1 목표다. 아직 연구해야 할 것들이 많다. 편리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들고, 또 환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이를 평가해 결핵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공헌하고 싶다.

 

 

"환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이를 평가해 결핵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공헌하고 싶다"
사진=헬스앤라이프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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