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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대표의학회(22)한국중독정신의학회] “중독을 뛰어넘어 더 나은 삶을 만든다”

김세영 기자 입력 : 2019-06-21 11:14  | 수정 : 2019-06-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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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중독정신의학회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한국중독정신의학회(Korean Academy of Addiction Psychiatry)는 알코올과 기타 중독에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고 나아가 중독의 치료와 예방 및 재활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1996년 4월 27일 116인의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발기해 삼성의료원 본관 대강당에서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열며 첫 발을 내딛었다.

 

창립 당시 정신과 의사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 집단에 의해 알코올중독에 대한 사회인식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시급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알코올중독에 따른 유병률이 높아 중독, 의존, 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지금까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알코올 외 물질의 사용 또한 새로운 물질의 등장, 국제교류 증대 등 약물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이들 물질의 남용과 의존 문제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예로부터 절제의 미덕과 사회적 도덕관이 강조된 우리나라는 마약으로 인한 폐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점차 현대사회의 쾌락추구와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해지면서 가치관을 잃고 마약을 비롯한 물질에 쉽게 노출됐다. 연예인 및 사회지도층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은 물론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알코올이나 특정물질 사용과 관련한 문제가 모든 계층에서 급속도로 팽창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정신의학 내에서 관련 분야를 심도있게 다룰 전문가 집단이나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정신과적 요구가 증대됐지만, 정신과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고 교육을 통한 지식과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초적 구조는 없었다. 이로 인해 산발적 연구 결실을 체계적으로 통합하기 어려웠다. 연구 분위기 조성과 학술교류를 통해 연구 활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공식적인 학회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학회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창립총회에서는 학회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알코올 및 중독 학술집담회를 1995년부터 이끌던 김승태 회장이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다린 ‘중독정신의학’

 

학술지인 ‘중독정신의학’ 창간호는 창립 첫돌을 맞아 발간됐다. 창립 후 학술지 창간까지 소요기간이 다른 연구학회들에 비해 매우 짧았던 점은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이는 중독정신의학 분야가 진정한 의미에서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모델을 모두 수용하는 포괄적인 임상분야로서 그간 각 분야에서 많은 회원들이 꾸준히 헌신해 왔다는 점과 중독정신의학 연구를 위한 ‘공동의 장(場)’을 내심 기다려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 또한 현대사회에서 늘어나는 알코올 및 물질 사용과 관련한 문제의 대처방안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임중독 이슈에 적극 대응

 

최근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서 한국중독정신의학회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항목을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승인했다. 이로써 게임에 과몰입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이용자들을 상대로 치료 및 상담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마련됐다. ICD는 모든 질병 종류와 이에 따른 신체 손상 정도를 분류한 지침으로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근거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2년부터 WHO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질병코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도 해당 항목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 간 이견이 크다. 게임·콘텐츠 업계는 산업 위축을 우려해 질병 등재를 꺼리고 있다. 반면 의학계는 반기는 입장이다. 활발한 정신의학연구에 따라 점차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개념도 정립되고 있다. 2013년 미국정신의학협회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5차 개정안인 DSM-5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게임이용장애가 처음 등장했다. 정식 진단은 아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범주로 분류됐다. 이 기준에 따라 뇌영상 연구 등도 활발히 진행됐다.

 

WHO는 게임중독을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WHO에는 중독 전담팀이 따로 있는데 전 세계에 하나씩 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중독의학 쪽에서 이를 담당하는 한국의 대표학회다. 향후 게임뿐 아니라 알코올과 도박에 관한 것들도 개정된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지역별로 진행되는 필드테스트를 WHO와 함께 진행하며 전 세계와 공조하고 있다.

 

사진=123RF

 

대국민 교육·홍보, 정책 개발 박차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알코올중독은 물론 향정신성 물질 및 담배중독과 더불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등 도박중독부터 성(性)중독, 쇼핑중독 등 행동중독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정신과 의사들이 해당 분야를 소홀히 여기고 단지 생물학적 접근만을 견지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법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단순히 사회적 현상이나 심리적 접근법만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중독문제는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결코 해결될 수 없다. 포괄적이고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독문제를 생물, 심리, 사회적으로 이해하는 전문가 회원들이 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중독문제 대책으로 단순히 병원 진료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국민 교육, 홍보, 예방 및 정책개발에 관한 접근도 필요하다.

 

학회는 2015년 아시아태평양알코올중독학회(APSAAR)에 이어 지난해 국제중독의학회(ISAM)와 같은 국제학회 개최를 계기로 위상이 크게 향상됐다. 연구 역량 측면에서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다른 학회와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독문제는 외국의 사례처럼 의사, 간호사, 심리사, 복지사, 국회의원, 지역 행정가가 힘을 합쳐 종합적으로 이슈를 이끌고 가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알코올로 인한 폐해감소 정책 마련이 부족한 실정이다. 학회는 실질적으로 중독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마련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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