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홈아이콘  >  이슈

[이슈&] 되짚어본 2020수가협상

28일 협상결렬 의원급 2.9% 건정심 최종 결정... 내년도 수가 전체 확정

윤혜진 기자 입력 : 2019-07-01 13:53  | 수정 : 2019-07-01 13:53

네이버 페이스북 밴드 구글 트위터 핀터레스트 카카오스토리 카카오링크 인쇄 다운로드 확대 축소

 

2020년도 6개 의약단체 수가협상단. (윗줄 왼쪽부터)이필수 의협 부회장,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 김수진 치협 보험이사. (아랫줄 왼쪽부터)윤중식 약사회 보험이사, 김경호 한의협 부회장, 이옥기 조산협 회장.  사진=헬스앤라이프DB

 

[헬스앤라이프 윤혜진 기자] 17시간 30분. 유례없는 밤샘협상 끝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간의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법적으론 수가협상이 종료 시일인 5월 31일 자정까진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불가피했다. 건보로서도 믿지 못할 수준의 추가소요재정(벤딩)을 받아들고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의약단체에 고개를 숙이는 사태까지 펼쳐졌다. 건보가 재정소위  설득에 들어가고 그렇게 해서 받은 벤딩을 놓고 이번엔 공급자단체인 6개 의약단체 간 이른바 '나눠먹기 경쟁'을 벌이면서 수가협상은 사상 최초로 이튿날 오전 8시를 넘겼다. 그 결과, 5개 단체는 타결됐고 1개 단체는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28일 건정심은 결렬을 선언한 의협의 의원급 수가를 최종 결정했다. 의협은 3.5%를 요구했지만 건정심은 원안대로 의원급 수가를 2.9%로 확정했다. 협상이 결렬됐던 의원급의 수가 확정으로 지난 28일 막을 내린 2020년도 수가협상 과정과 결과를 되짚어봤다.

 

 

내년 평균 수가인상률 ‘2.29%’
 

내년도 의약단체 평균 수가인상률이 2.29%로 결정됐다. 가입자의 부담능력과 재정 건전성, 진료비 증가율 등을 감안해 올해 인상률보다 2.37%보다 0.08%p 하락한 수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개 의약단체와 내년도 병의원의 한해 살림살이를 책임질 수가협상을 종료한 직후 이 같은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유형별 확정 인상률은 조산원 3.9%, 약국 3.5%, 치과 3.1%, 한방 3.0%, 의원 2.9%, 보건기관 2.8%, 병원 1.7% 순이다. 이에 따른 소요 재정은 조산원 1000만원, 약국 1142억원, 치과 935억원, 한방 669억원, 의원 3366억원, 보건기관 17억원, 병원 4349억원이다. 총 1조 478억원이다. 

 


의협 수가협상 결럴 선언... 건정심 패널티 없이 2.9% 공단 최종 제시안으로 확정, 

 

5월말로 마무리돼야 하는 수가협상에서 최종 도장을 찍지 못했던 건 대한의사협회 한 곳이었다. 의협은 당시 건보공단과 총 11차 협상을 가졌지만, 마지막 협상테이블에서 공단 측으로부터 최종 인상률 2.9%를 제시 받은 후 결렬을 선언했다. 회원 기대치와의 간극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의협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31일 마지막 협상 자리를 빠져 나온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원들의 수가 기대감을 감안했을 때 2.9%라는 수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의 끝에 결렬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결렬이 의정간의 대화 단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오히려 의정 간 서로 이해하고 충분히 상생하는 관계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수가협상 단장으로서 회원들이 희망하는 수가인상률을 얻어 내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한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다. 이필수 단장은 굳은 표정으로 “협상 단장으로서 (협상이)결렬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최초)1.3%부터 시작해서 11차례 협상을 통해 2.9%까지 올리는 데 (나름)최선을 다했다”면서 당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협의 수가협상 결렬 선언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는 건정심으로 넘어갔다. 의협이 패널티를 받을지를 두고도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역시 협상이 결렬됐던 의협에 패널티는 부과되지 않았다. 협상을 받아들인 다른 공급자단체로선 씁쓸함을 곱씹을 수 밖에 없었다. 올해 다시 협상 결렬로 건정심 소위는 지난 28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를 건보공단의 최종 제시 인상률인 2.9%로 확정했다. 건정심 회의를 앞두고 의협은 최대집 회장이 삭발까지 감행하며 3.5%를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건정심 등을 압박했다.  결국 2.9% 확정이 전해지면서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이번에도 패널티는 적용되지 않았다. 의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거푸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지만 패널티를 받지 않으면서 건보공단의 협상력에 힘이 빠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건보공단 “의협 협상 결렬에 유감... 소통의 장 만들겠다”
 

지난 6월 1일 협상 종결 후 당시 건보공단 측은 브리핑을 통해 의협과의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의 기대치와 가입자의 눈높이가 다른 상황에서 양면 협상을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협은 공단이 제시한 수치를 인정하지 않아 결렬돼 아쉽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의협, 정부, 공단 간 소통의 터전을 마련해 보다 정책적으로 협의가 잘되고 협조도 잘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공단은 당초 예상보다 적은 벤딩에 우선 재정소위를 설득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당초 전 유형 결렬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의협을 제외한 모든 단체가 수가 계약서에 서명했다.

 

강청희 이사는 “모두 알다시피 초기에 제시된 밴딩 폭이 가입자와 공급자 간 눈높이(차)가 많이 컸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상당 부분했다”며 “밤을 새면서 재정소위 위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최종 벤딩을 가지고 7개 단체 중 6개 단체와 수가(계약)를 체결했고 1개 단체만 결렬됐다”고 말했다.

 

2020년도 평균인상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에 대해선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을 원하는 가입자들의 요구와 더불어 앞으로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에 대해 우려하는 가입자들의 뜻에 따라 보수적인 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입자의 부담 능력과 재정 건전성, 진료비 증가율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예년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지만, 가입자 우려에 대한 불식이 앞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잘 추진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가협상 방식 개선해달라” 한 목소리
 

의협을 제외하고 지난달 12일 열린 2020년도 수가협상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의약단체장들은 협상방식 개선 등에 목소리를 냈다.

 

이날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수가협상 결과 몇 프로를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하지 못한 단체(의협)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은 “보험자, 가입자, 공급자의 기대치가 너무 달라 매년 협상에 난항을 겪는다”며 “치과계는 동일하게 반복되는 수가협상 시스템 등 불합리한 문제점을 개선해서 차기 수가협상은 효율적으로 일찍 끝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은 “(약사회)박인춘 협상단장에게 협상을 마치고 소감을 물으니 고통스럽다는 말을 했다. 가입자의 다른 눈높이와 회원들의 녹록치 않은 현실로 공급자의 기대치 차이가 많이 나 이를 맞춰 나가는 노력이 어려운 거 같다”며 “수가협상 결과가 나도 좋고 당신도 좋고 국민도 좋은 ‘윈윈윈’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수가협상 합의 결과에 대해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원만한 계약을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준 단체장들께 감사하다”며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토대로 수가협상이 잘 마무리 된 만큼 정부와 공단 의료 공급자 간 지속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헬스앤라이프

 


yje00@healthi.kr

 

#헬스앤라이프 #수가협상 #2020년도 #벤딩 #추가재정소요 #건보공단 #공급자단체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의회 #조산원 #건정심 #의원급 #결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