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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메디칼디바이스] 웨어러블 의료기기, 내원 '확' 줄였다.

국내 첫 승인 심전도 측정 시계, 휴이노 '메모워치'

김세영 기자 입력 : 2019-07-10 13:12  | 수정 : 2019-07-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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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분야의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마련된 메디칼디바이스는 말그대로 업계에서 주목받는 국내외 의료기기를 다루는 것은 물론 이 분야 최신 동향, 주요 이슈 등에 대한 고품질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코너입니다. 의료기기업계, 각 전공분야 전문 의료진, 의료기관 등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를 전달해 산업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환자의 질환 예방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패러다임 혁신’ 불필요한 내원 ‘확’ 줄였다

 

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국내 벤처기업인 휴이노(대표 길영준)는 지난 3월 25일 웨어러블 시계형 심전도 기기 ‘메모워치(MEMO Watch)’와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소프트웨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 승인 허가를 받았다. 2등급 의료기기 홀터심전계 관련 시험을 통과해 의료기기로 승인받은 메모워치는 사용자들이 손목시계 모양의 의료기기를 차기만 해도 심전도 측정이 가능하다.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심전도를 측정·저장한 뒤 해당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할 수 있다.

 

심전도 검사를 받으려면 환자는 여러 차례 병원을 들락날락 해야 한다. 기존 심전도 검사 중 하나인 ‘홀터심전도검사시스템(Holter’s Monitoring System)’은 환자가 최소 4~5회 이상 병원을 방문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다. 가령 환자가 심계항진(두근거림 현상)이 일어나 1차 또는 2차 병원에 방문할 경우 심전도 검사장치가 마련돼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소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다보니 의원급에서는 갖추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소견서를 받아 다시 3차병원(종합병원)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대학병원에 가도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환자가 병원에서 홀터심전도 장치를 착용하고 나면 24시간 후 장비를 떼어내기 위해 또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다. 측정된 최종결과를 받으려면 다시 2주 후 재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메모워치는 환자의 불필요한 내원을 크게 줄여 주고, 의사에게는 환자가 불편을 느끼는 당시 심장 상태를 빠르게 알려준다.

 

휴이노의 심전도 웨어러블 의료기기 '메모워치'
사진=휴이노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국가가 공인하는 시험기관에서 1400가지 이상 검사 기준에 맞춰 식약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12유도(12 LEAD) 심전도 측정을 진행하지만 메모워치는 단일유도(LEAD) 심전도 측정만을 지원한다. 병원에서 측정 가능한 심전도 장치와 비교해 장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길영준 대표는 “식약처 인증을 통해 좀 더 빨리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면서 “평소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느낌이나 증상호소를 통해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지표나 근거를 토대로 한 작은 징후가 위험한 순간을 막을 수만 있다면 해당 기술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이노는 지난해 9월 식약처가 주최한 ‘차세대 의료기기 100 프로젝트(맞춤형 멘토링)’에 선정된 이후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공통규격 검사와 개별규격 기준에 맞춰 모든 시험을 통과했다. 휴이노 메모워치는 국제표준시험을 7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애플보다 먼저 나왔다... ‘ICT 규제 샌드박스 1호’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잠시 유예해주는 일명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서비스도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대안암병원과 휴이노의 손목형 심전도 장치를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1호’로 선정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애플(Apple)사는 심전도 측정 기능이 탑재된 ‘애플워치 4’를 출시했다. 하지만 휴이노는 이보다 3년 앞선 2015년 말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애플보다 빠르게 신기술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에 막혀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다. 종전에 없던 제품이었으므로 규제 기준도 모호했다. 식약처는 “2015년 휴이노가 개발제품이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를 문의했을 뿐 의료기기 인증을 위한 시험검사는 지난해 9월 신청했다”며 인증이 늦어진 것은 규제 때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나라가 의료계의 기득권 반대로 헬스케어 의료기기 스타트업들이 국내 시장을 포기하는가 하면, 원격의료법은 시범사업만 20년째 제자리를 맴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5월 22일 ‘미국·일본·EU 등 경쟁국보다 불리한 신산업분야의 대표규제 사례’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연구기관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는 한국의 진입규제 환경을 조사대상 54개국 중 38위로 평가했다. 이는 대만(1위), 미국(13위), 일본(21위)은 물론 중국(23위), 이집트(24위)보다 우리의 해외 진입규제 환경이 뒤처진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신산업 기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득권 저항’을 꼽았다. 제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기존 사업자가 반대하면 허용되지 않고 신규사업자는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실정이란 것이다. 원격의료금지, 차량공유 금지, 각종 전문자격사 저항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득권 반대가 가장 심각한 곳은 의료분야다. 미국·유럽·중국 등에서는 원격의료가 전면 허용되고 있으며 중국도 텐센트, 바이두 등 ICT 기반의 기업들이 원격의료를 접목한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심전도 측정 기능이 탑재된 ‘애플워치 4’ 보다 3년 앞선 2015년 말 휴이노는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를 개발해 주목받았다.
사진=휴이노

 

‘10년의 결과물’ 환자 돕는 보조도구 역할 충실
 

메모워치는 그 자체로 ‘원격의료’는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환자 진료를 돕는 보조도구라고 할 수 있다. 제품 등장과 함께 원격의료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메모워치는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으로 의사의 진단과 진료를 도와주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란 게 휴이노의 설명이다.

 

휴이노 길영준 대표는 2014년 부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당시 대학에서 뇌파, 혈압,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기계와 측정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연구해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창업을 준비하던 길 대표는 당시 양산부산대병원과 함께 50여명을 대상으로 학내 임상 연구를 거쳐 마침내 제품을 개발했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를 개발하기까지는 꼬박 10년 이상이 걸렸다. 개발비용만 수십억원이 넘게 들었다”고 말했다. 애플워치가 일반인의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메모워치는 정확하게 환자가 대상이다. 심방세동 환자로부터 누적된 데이터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해 이에 맞는 진료 및 처방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애플워치보다 타깃이 분명한 질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메모워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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